교육기관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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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대량광고 매체의 홍수속에 살고있다. 이러한 대량 홍보매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의류나 주택, 스포츠, 술 등 먹고 마시는 것에서부터 입는 것까지 대개가 서구 우월주의를 지향하는 듯한 광고들이다. 이러한 실로 엄청난 양의 광고들은 오랫동안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자리잡고 정신까지 쇠뇌시켜왔다. 우리는 이런 광고들을 호흡하듯 접하면서 아무 감각없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살아가고 있으며, 의식하건 의식하지 않건간에 하루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미국의 햄버거나 피자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거리들, 의자며 탁자,벽에 걸려있는 방패와 칼, 그리고 맥주 축제의 대형 사진들이며, 양철로 만든 조명등에서 심지어는 종업원들이 두르고 있는 앞치마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하게 장식해 놓은 호프집들을 보면 어딘지 슬픈 생각까지 든다.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술 광고에서부터 거의 모든 상품선전에서 서구적인, 유럽풍의, 미국식의, 독일식의 등의 형용사를 마구 부쳐서 마치 서구적인 모든 것이 우리 것 보다 우월하며 월등히 낫다는 식으로 선전해서 우리의 잠재의식을 혼동케하고 있으니,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결과 오랫동안 우리는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우리의 토양(土壤)위에서 생성(生成)되고 자라온 모든 것에 대한 불신과 업신여김. 그리고 자기 비하(卑下)의 굴절된 시각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국민들의 잠재의식속에 자리잡게 되어버렸다. 오죽하면 여기에 대항이라도 하듯 "우리것은 좋은 것이여"라는 광고까지 나오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물론 근세의 역사에서 보듯 나라를 빼앗겼던 긴 세월과 해방, 전쟁의 아픔과 혼돈, 그리고 5`60년대의 배고팠던 어듬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암울한 역사를 짧은 시간에 뛰어넘고 올림픽을 치루면서 단 11년만에 G.N.P를 두배로 성장시킨 세계의 유수한 민족 가운데 유일한 기적을 창조한 저력을 가진 민족으로 세계사에 기록되고 있다. 어느 서양 경제학자가 말한대로 한국은 중세에서 근대를 거치지 않고 현대로 바로 뛰어 올라왔다고 경탄해 마지 않는 경이를 이룩한 민족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초고속 성장의 모순들이 하나씩 들어나고 있어 부끄럽기는 하지만, 아직도 이 기록은 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따뜻한 집도 있고 배고픔도 사라졌다. 비록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은 변할지라도, 우리 한민족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혼과 정신은 더 이상 서구 우월주의에 의해 오염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배알이 있는 민족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고 한 어느 재야인사의 말이 오늘따라 더욱 크게 들린다. 다시는 "우리것은 좋은 것이여"라고 힘없는 노인네의 목소리가 외롭게 메아리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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